타자 지향적 관점과 설득과 공감의 원리

②에 해당하는 교육 내용은 학습자들이 설득 화법 교육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 각하는 부분으로 비판적 분석과 듣기, 설득 전략이다. 이 교육 내용은 학습자들이 보 116 다 쉽게 학습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교육 내용 제시가 필요한 부분이다. ③에 해당하 는 교육 내용은 앞서 학습자의 실제 설득 담화 실행 양상을 통해 추출한 교육 내용으 로서 특히 각 교육 내용에 있어서 보완이 필요한 교육 내용이다. 나. 공감을 기반으로 한 설득 화법 이론에 기초한 근거 앞서 Ⅱ장에서 설득 화법과 공감에 대한 이론과 개념을 고찰하면서 공감을 기반으 로 한 설득 화법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지식과 기능을 익히는 것과 더불어 타자 지향적 관점을 가지고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태도로 감성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제시하였다. 즉 설득과 공감의 원리를 바탕 으로 화행적 측면과 관계적 측면, 인지적 측면과 정서적 측면, 자아 중심성과 타자 지 향성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면서 그 영향력이 개인에서 사회로 확산되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공감을 기반으로 한 설득 화법 교육 내용 개발에 있어서 교육 내용 개발의 원리를 살펴보고자 한다. 설득 화법 교육에 있어서 화행적 측면은 설득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행해지는 교육 활동으로 전략 수립, 내용 구성하기, 매체 활용하기와 연계되어 있으며 교육의 기능적 측면과 관계가 깊다. 관계적 측면은 상대에 대한 수용적 태도, 존중, 이해, 배려와 공 감, 언어 사용 윤리, 갈등 조정과 같이 청자에 대한 태도와 연계되어 있다. 인지적 측 면은 지각, 기억, 문제 해결 등의 정신과정이 작동하는 방식을 익히고 수행하는 것인 데 문제해결을 함에 있어 자료를 수집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활동과 연계되어 있다. 정서적 측면은 주로 감정과 연계되어 있는데, 상대의 감정 상태를 예측하고, 상대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활동을 포함한다. 화자는 자아 중심적인 입장에서 자신이 원하 는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청자와 상황을 분석하고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전략을 수립 하고 적절한 표현을 한다. 하지만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나은 공동체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타자 지향적인 관점을 지니면서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 상대의 입 장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화행 목적성, 관계 중심성, 자아 중심성, 타자 지향성은 서로 관계를 맺으면 서 개인에서 사회로 확산된다. 화법에서 개인과 사회의 문제는 협력적 거버넌스 (collaborative governance)와 관련지을 수 있다. 협력적 거버넌스는 정부를 포함한 공 공부문과 민간부문의 다양한 사회구성원이 자발적 협력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협력적 거버넌스를 관리하기 위해서 는 재정적, 법적 통제나 명령이 아니라 지식, 비전, 설득력, 지역사회에 대한 존중 등 을 활용해 참여자들의 활동을 적절하게 유지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이명석, 2010). 즉 소통을 통한 공감은 공동체 참여자들에게 자발적으로 사회의 문제에 참여할 수 있 도록 협력적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화법은 개인에서 사회로의 확산성을 지 117 닌다. 이는 더 나아가 공동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하버마스의 의사소통적 권 력을 형성하기도 하는데, 타인과 함께 공동의 의사를 만들어가는 창조적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이러한 권력은 ‘정당한 권력’이며 결국 사회통합에 기여한다(이동수, 2001). 하지만 이러한 권력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 행동을 통한 동의와 합의가 잘 이 루어져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바람직한 설득과 공감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설득과 공감의 과정을 거친 개인의 의사소통은 사회로 확산되는 것을 ‘공 명’으로 설명할 수 있다. 앞서 정의적 관점에서의 공감의 요소에 대한 논의에서 ‘공명’ 을 논한 바 있는데, ‘공명’의 일차적 의미는 다시 소리가 난다는 것으로 둘 이상의 물 체들과 그것들의 연결을 포함하며 각각의 물체들이 스스로 진동하는 특징을 가지고 더 욱 복잡한 전체 속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삶에서 나타나는 행동들이 심리적으로 전해져 오는 내면의 이미지들에 의한 공명이라고 본다면 우리는 물리적 공 감을 넘어 ‘심리적으로 공명’하는 공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공명(resonance)은 맥루한(M. McLuhan, 1998: 48)이 현대 사회를 비유하여 표현한 ‘공명 공간(echo chamber)’ 내에서의 작용 원리로도 설명할 수 있다. 맥루한은 현대 사회를 ‘선형성, 논 리, 계몽, 합리성’ 등이 의미를 잃은 하나의 의사소통 공동체인 ‘지구촌(global village)’ 으로 규정하면서 이상적 의사소통의 원형으로 ‘공명 공간’을 제시하였다. 맥루한의 공 명 공간은 한 사람만이 의사소통의 주체이고 다른 사람들은 객체로 머무는 공간이 아 닌 모두가 의사소통의 주체가 될 수 있으며 주체와 객체가 융합할 수 있는 평등화된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는 누군가 던진 말이 즉각적으로 소멸되지 않고, 다른 사람을 통 해 또다시 확대 발전됨으로써 메아리처럼 울려 퍼지면서 의사소통 공간 안에서 공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다(김정탁, 2009). 이러한 원리를 바탕으로 공감을 기반으 로 한 설득 화법 교육의 원리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그림 Ⅲ-1] 공감을 기반으로 한 설득 화법 교육의 원리 118 다. 교육 내용 개발의 고려 사항 교육 내용 개발에 있어 앞서 Ⅱ장에서 제시한 공감 화법 교육의 방향성인 실제성, 결합성, 확산성, 보완성을 고려하였다. (1) 실제성 앞선 화법 교육의 문제점으로 전문가들이 제기한 내용 중 교육의 실제성 부분에 대 한 논의가 다수 있었다. 학교에서 배운 화법 교육이 학습자들의 실질적인 삶에 있어 서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교육의 구조적 측면에 의한 문제,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인한 화법 활동 교육의 부족 등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하지만 교육 목표 나 방향성, 수업의 형식이나 교과서 내용 구성을 변화시켜 가는 노력으로 어느 정도 문제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다. 그 개선 방안의 일환으로 공감적 소통을 위한 설득 화법의 교육 내용을 개발함에 있어 실제 현실에서 있을 법한, 현실에서 경험할 수 있 는 상황들이 제시되어야 한다. 지식이나 원리를 이론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활용 가 능한 기능, 상황 맥락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교육 내용을 제시하 고자 한다. 앞선 화법 교육의 문제점으로 국어교육 관련 전문가(교수, 교사, 연구원)들이 제기 한 내용 중 교육의 실제성 부분에 대한 논의가 다수 있었다. 설득 화법 교육의 실제 성 측면에 대한 문제점으로는 교실 수업 활동, 화법 평가, 화법 수업 관련 텍스트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학습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교육이 부족하다는 논의가 제기되었다. 이는 화법 수업에 할애되는 시간의 부족, 체계적 종합적 유기적 화법 교육의 부재, 학 습 활동 구성에서의 실제성 부족이 문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교육 현실의 구조적인 문제, 기존 수업의 관행과 교육 방식의 문제를 포함하고 있는데 앞서 인식 조사에서 드러난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설득과 관련한 화법 교육과 관련한 가장 큰 문제는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화법교육이 그렇 게 효과적이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화법과 관련한 지식 위주의 수업, 실질적이지 않은 주제 및 논제, 1회적으로 이루어지는 화법 연습 기회의 실행 및 평가는 설득 화법교육이 부실하다 고 생각하는 원인으로 생각하게 합니다. (전문가 R_A) 설득하는 화법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국어과의 다른 영역 및 주제의 교육 분야에서와 마 찬가지로, ‘실제’ 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