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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의사소통 능력은 다른 사람이나 스스로의 체면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상호 작용적인 목표를 성취하는 개인의 능력(ability)이라는 것이 다. 이러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만일 내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를 어떤 식으로 처리할지에 대해서 해석하면서 인지하는 통찰력(capability perceptiveness)이 필요하 다고 주장한다. 통찰력을 통해 당면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으며, 사회적으 로 당면한 문제를 구성하는 정보의 원천에 대해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관 계성은 화자와 청자 간 상호 작용에 있어서 전제가 되는 기본적인 것이다. 이러한 관계성은 화법 교육에서 공감 화법을 통해 제시되고 있는데 공감 화법에서 는 주요 교육 내용으로 공감적 듣기와 관련된 태도(6국어: 상대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 고 공감하며 듣는 태도를 지닌다), 상대에 대한 반응(9국어: 상대의 감정에 공감하며 적절하게 반응한다.)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 내용에는 상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상호 작용하는 것에 초점이 있기보다는 상대에게 반응해 주고, 들어주고, 이 해하는 다소 수동적인 입장으로 제시되고 있다. 또한 실제적 상호작용의 장면에서 중요하게 드러나는 감성과 관련된 부분이 이성적 전략과 대치되는 관점에서 매우 소략하게 다루어지고 있는데, 그 결과 설득 화법 교육 내용에 있어서 ‘감성적’인 부분은 이성적인 측면에 비해 소외되어 왔다. 가령 수사학에서 는 소피스트들의 설득 방식이 다소 ‘감정적’인 파토스에 치우쳐 있다고 해서 이후 아리스 토텔레스를 비롯한 여러 수사학자들에 의해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는가하면, 군중의 심 리와 감정을 의사소통에 활용한 히틀러는 청중의 감정을 호도하여 비이성적인 판단을 하게 만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교육과정에서도 ‘설득하여 말하기’에 대한 평가에 대해 서 언급할 때에 지나치게 감정에 의존하지 않아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즉, 우리 사회에 서 ‘감성적’인 설득이란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것들이 알게 모르게 설득 화법 교육에서도 감성적인 부분을 배제시키는 것에 영향을 주 고 있다. 하지만 박경현(2003)에서도 논의된 바와 같이 청자를 완전히 설득하기 위해서 는 이성적, 정서적 방법이 모두 동원되어야 하며, 홀링워스(Hollingworth, 1935)의 주장대 로 설득이 논리성을 전제로 한다면 오히려 정서적 호소가 이성적 호소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즉 이성적 측면과 정서적 측면이 균형을 이룬 설득 화법 교육이 필요하며 이는 설 득적 화법 역량에 있어서 중요한 내용 요소로 제시되어야 한다(박재현, 2011b). 공감을 기반으로 한 설득 화법 교육에서는 화자와 청자 간의 상호작용이 잘 드러나 야 하며, 이성적인 부분과 감정과 관련된 부분이 적절하게 조화되어야 한다. 즉 감성 37) 여기서 face는 특별한 상황에 처하는 동안 다른 사람의 입장을 가정하면서 효과적으로 주장하는 긍정 적 사회적 가치라고 정의할 수 있다. 73 적 상호작용이 이루어져야 한다. 화자와 청자의 감성적 상호 작용은 대인관계 능력과 연계될 수 있는데, 대인관계 능력이란 다양한 사람들과 세계를 공유하고 있음을 확인 하고 그 안에서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갈등을 조정해 나가기 위해 언어활동을 하는 능 력을 말한다. 이는 타인과 관계를 잘 맺는 능력, 협력하는 능력, 협상하는 능력, 갈등 을 해결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화자와 청자가 감성적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공감 의 요소 중 ‘자신의 태도를 메타 인지적으로 파악하기’, ‘상대가 처한 상황 맥락 파악 하기’, ‘상대의 함축적 의사소통 표현하고 이해하기’가 실행되어야 한다. 특히 상대가 처한 상황 맥락 파악에 있어서는 상대가 경험한 개인적인 삶과 더불어 사회 문화적인 환경, 가치관에 대한 존중의 태도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상대의 언어, 비언어 적 표현을 통해 그 속에 들어 있는 함축적인 의미를 파악하고 의사소통의 방식을 조 절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감성적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화자와 청자의 감정의 노출이 발생하는데, 이 러한 감정의 노출은 관계적 측면과 연계되기 때문에 도덕적인 감정의 문제와 결부된 다. 도덕적 감정은 화자 스스로에 대한 감정 노출이 호의적인지, 적대적인지, 상대에 대한 감정노출이 호의적, 적대적인지에 따라서 부끄러움, 죄의식, 공감, 동의, 경멸, 혐 오, 화, 칭찬, 격려와 같은 감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감정 드러내기의 경우 사회 구조 적 측면에서의 권력 관계, 네트워크 관계 속에서의 드러나는 감정 등 그 구분의 기준 이 여러 가지가 있으나, 본고에서는 터너와 스테이츠(Turner & States, 2006)에서 제시 한 기준에 따라 4가지로 나누어서 살펴보고자 한다. 터너와 스테이츠(2006)에서는 자기 자신과 상대방에 대한 태도에 따라 도덕적 감정을 다음과 같이 나누어서 제시하였다. 도덕적 감정의 구분(Turner & States, 2006) 구분 도덕적 감정 ① 자아에 대한 비판적인 도덕적 감정 (self-critical moral emotion) 부끄러움(shame), 죄책감(guilty) ② 타자에 대한 비판적인 도덕적 감정 (other-critical moral emotion) 경멸(contempt), 화(anger), 혐오(disgust) ③ 타자가 겪는 감정에 대한 반응 (other-suffering response) 동정(sympathy), 공감(empathy) ④ 타자에게 호의적인 도덕적 감정 (other-praising moral emotion) 칭찬(gratitude), 격려(evaluation) 74 여기에서 부끄러움과 죄책감은 비슷한 점도 있지만 차이점이 존재하는데, 르위스 (Lewis, 1971)는 부끄러움은 자신과 타인의 과점으로 스스로를 평가받는 것으로, 이는 온전히 스스로가 겪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감정을 느낀 사람들은 스스로를 작고 가 치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부끄러운 감 정을 숨기려고 하고 피하거나 물러서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끄러움은 사람들 을 고통스럽게 하고 스스로를 보호하도록 하며 종종 화나, 다른 사람의 감정을 컨트 롤하기 위한 폭력성으로 표면화되기도 한다는 것이다(Lewis, 1971; Retzinger, 1991; Scheff & Retzinger, 1991). 터너와 스테이츠(2005)는 부끄러움이 부정되고 재생되는 것이 적대감으로 다다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자기 평가를 통해 성숙한 존경과 사회적 연대를 이끌어 낼 수도 있음을 아래 그림과 같이 제시한 바 있다. [그림 Ⅱ-3] 적대감에 대한 개인의 반응이 조화와 사회적 연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Scheff의 모델 (Turner & Stets, 2005: 156) 위의 모델에 따르면 타인에 대한 개인의 통찰력은 존중을 수용하는가, 존중을 하지 않느냐에 따라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상대방의 존중을 수용할 경우 긍정적 자기 평가, 자신감, 대인관계의 조율, 상호존중, 사회적 연대까지 이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한다. 반면 존중을 하지 않을 경우 이는 부정적 자기 평가, 부끄러움으로 이어진 다. 이러한 부끄러움을 인정하고 상대방과의 조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상호존중과 같 은 긍정적 효과로 변화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끄러움을 부정할 경우 화자는 타 인에 대해 적대감을 지니게 된다. 이러한 적대감으로 인해 자아와 타인은 내적 고통을 겪게 되고 이는 죄의식으로 발현되며 부정적 감정의 악순환 현상이 지속되게 된다. 75 이러한 현상은 설득적 말하기, 특히 토론에 있어서의 상호작용에 적용시켜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신의 발언에 대해 존중 받고, 긍정적으로 평가 받을 경우 화자는 자신 감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의사소통에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이는 궁극적으로 상호 존 중의 양상으로 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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