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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상호적 관계성을 지니는데 이는 수단이나 도구 가 아닌, 인격적인 존재로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넷째, ‘나-너의 관계’는 대화적 관계 로 말함과 존재함을 동일시함으로써 그 핵심인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함께 하 면서 상대에게 ‘응답’하는 것이고 타자에게 몰두하는 것이다. 즉 각자는 타자의 현존 재를 인정하고, 상호관계를 확립한다. 그리고 타자의 삶과 실존에 대해 보다 차원 높 은 관심을 지닌다(노상욱·권희숙, 2010). 이러한 관점은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의 성향적인 차이(Norton, 1983)를 야기 시키기도 하는데, 이는 사람들의 궁극적으로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친다(Richmond & Martin, 1998).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은 자신의 입장에서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하는 자기주장 스 70 타일(assertiveness style)과 타인의 입장에서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하는 타인 배려 스타 일(responsiveness style)로 나눌 수 있다(Merrill & Reid, 1981, 김정기, 2012: 208에서 재인용). 공감을 기반으로 한 설득에 있어서 자신의 입장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동시 에 상대 존중을 기반으로 한 타인 배려 스타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데 타인 배 려에 있어서 상대 존중의 태도가 드러나는가의 여부는 배려와 존중의 태도를 포함하는 긍정적 태도, 무시, 비난, 추궁을 포함하는 부정적 태도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3. 관계성에 기반한 상호작용 화법 교육에서 관계성은 일반적으로 의사소통에서 논의되는 관계성과는 다소 다르 게 화행성과 대비되는 관점으로 사용된다. 화법 교육에서 의사소통의 목적을 언어와 관계의 차원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학자들마다 그 기준이 조금씩 다르다. 이창덕 외 (2000)에서는 화행 목적과 관계 목적으로, 노명완(1997)에서는 내용 전달과 사회적 상 호작용으로, 전은주(1999)에서는 언행적 목적과 관계적 목적으로, 임칠성(2009)에서는 언어적 목적과 관계적 목적으로 구분하고 있다(소미영, 2012). 이와 같이 화법 교육에 서의 ‘관계성’은 메시지 전달, 내용에 대한 이해와 분석의 차원보다는 담화에 참여하 는 화자와 청자 간의 인간관계 개선이나 증진에 중점을 둔 공감, 배려의 의미를 함의 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성에 대한 개념은 듣기 교육에 대한 연구를 보면 보다 극명하 게 드러나는데, 소미영(2012)은 관계 지향적 듣기와 이해 지향적 듣기를 구분하면서 관계 지향적 듣기는 상호 교섭성과 관계성에 중점을 둔 듣기 방식으로 대화 참여자 간 관계를 개선하고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지향점을 두는 듣기 방식으로 공감적 듣기, 대화적 듣기의 개념을 포괄하는 상위 개념으로 제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관점 에서 본다면 관계성은 공감의 개념을 포괄하면서도 화행성과 더불어 인간관계 증진을 도모하는 화법의 교육의 목적으로 볼 수 있다. 설득은 화자의 의도성이 중요하며 태도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의사소통의 과정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목적 지향적인 특성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 때문에 설득 화법 교육에서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전략’을 중요한 교육 내용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청 자 분석, 메시지 내용 조직 및 구성과 관련한 논증이 중요한 교육 내용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동안 설득의 목적 지향적인 원리는 논증을 통해 교육 내용으로 제시되었다. 논증은 설득을 위한 수단으로 주장에 대해 근거를 대며 이성적 추론을 작용시키는 기 능을 지니고 있으며 논증의 과정은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갈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설득 화법 교육에 있어서 논증은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김상희(2005)의 논의를 바탕으로 그 특징을 정리해 보면, 논증 행위는 발신자(연설자, 소스), 메시지(설득을 위해 형식화된 견해), 수신자(상대방, 대중, 청중)를 함축하고 있기 때문에 설득하는 사람은 구체적이고 정 71 해진 청중35)을 대상으로 논증해야 한다. 또한 논거의 수신 양상을 고려해야 함에 따 라 발신자에서 수신자로 향하는 일방적 행위가 아닌 상호 작용적 행위이다. 논증의 목적은 견해를 전달하거나 공유하는 데 있으며 일상성의 영역 안에서 일어나지만 그 것을 부정하고 의심하는 목소리에 의해 생명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설가 는 논증을 통해 청중의 견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논증한다는 것은 논거를 구상하 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논증에서 이성적 추론은 의사소통의 윤리성에 근거를 두기 때문에 논증을 통한 설득은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설득하는 것이 아니다. 2007개정 교육과정에 ‘논증’이라는 용어 자체가 직접적으로 노출되면서 ‘설득 화법= 논증’이라는 인식이 성립될 정도로 논증 이론은 설득 화법 교육에 중요하게 다루어지 고 있지만 논증의 본질적인 목적보다는 이성적 추론이나 논리적 사고를 위한 편향된 의미와 방식으로 교육이 되어 왔다. 논증이라는 개념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안 에는 비단 ‘이성적, 논리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고 때때로 비합리적인 에토스나 파토스에 호소하기도 한다. 즉 논증에서의 이성은 데카르트에 기인하는 이성 및 추론 의 개념과 달리 비이성의 체험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개념의 이성36)인 것이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설득 화법 교육에 적용된 논증 교육은 다소 이성적, 논리적인 측면에 편 향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설득 화법이 앞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분석한 바와 같이 주로 토론을 통해 교육되고 있으며 토론 교육이 찬반 대립토론의 방식으로 주로 교과 서에 제시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설득은 논증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갈등을 조정하고 협상하는 과정에서의 관계성을 고려해야 한다. 관계성을 고려한다는 것은 의사소통에 있어 단순히 화행의 목적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화자와 청자 간의 상 호작용을 통해 서로간의 이해를 추구하는 것이다. 상호 작용 능력이란 의사소통 능력 과도 동일하게 정의되기도 하는데, 고프만(1968)은 ‘공공장소에서의 행위(behavior in public place), 상호작용 의례(interaction ritual)’ 개념으로 의사소통을 바라보면서 그 핵심을 상호작용 능력으로 보았다. 즉 그는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사회를 바라보았는 35) 고전 수사학은 주로 대규모 청중을 상대로 특정한 목적이 있는 웅변이나 논쟁에 관련되고 주로 정치 적이고 법적인 문제에 대해 다루었고, 신수사학에서는 어떤 규모의 청중에게도 전달될 수 있는 주제 에 대해서 논증할 수 있었다. 특히 신수사학에서 청중은 실제적 청중뿐 아니라 이상화된 청중의 개념 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청중은 첼레만의 신수사학에서 특히 기본적 개념인데, 청중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논증 활동을 그것의 효과성, 즉 세상을 움직이고 변화시키는 힘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민병곤, 2001: 259-263 참조 정리) 36) 논증에서 이성은 데카르트에 기인하는 이성 및 추론의 개념과 다르다. 크로스호트(Crosswhote, 2001: 31-32)가 밝히듯이 논증에서의 이성적 추론은 영원히 현존하는 어떤 것에 접근하거나 일치하려는 시 도가 아니며, 추론의 척도는 영원히 현존하는 사물들의 본질적인 성격에 있는 시간을 초월하는 논리 적 기준이 아니다. 여기서 이성의 개념은 신체와 분리되거나 타자성을 억압하는 기존의 이성이 아니 라, 비이성의 체험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개념의 이성이다. 논증 행위의 목표는 다른 사람의 지지를 얻 는 것이기 때문이다(김상희, 2005: 32). 72 데, 고프만에 의하면 모든 사람들은 사회에서 면대면(face-to face) 37)으로 관계하고 있 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특정 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표현하는 것, 다른 동료나 스스로에 의해서 평가되는 것은 바로 그 사람의 언어, 비언어적 패턴이라는 것이다 (Goffman, 196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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