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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적 측면과 관련된 화법 연구는 2000년대부터 이루어졌는데, 이들은 상호 교섭 적 관점을 중심으로 쌍방향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청자 지향적 관점의 표현 교육(권순희, 2001), 상생화용론(최현섭, 2004), 공감적 화법(정상섭, 2006a), 상호 주관 성에 바탕을 둔 화법 교육 연구(김윤옥, 2007)와 같은 논의들이 대표적이다. 관계적 측면과 관련된 화법 연구는 주로 사적 영역의 담화 장르인 대화 교육에 초점을 두면 서 상호 교섭성을 강조하였다. 상호 교섭성은 제7차 화법 교육과정에서 ‘화법은 말하 는 이와 듣는 이가 협력적으로 의미를 창조하는 상호 교섭 행위이다(교육부, 2000).’로 제시된 이래 그 의미가 강조되었다. 상호 교섭적 관점은 거시적 틀에서 대인 의사소 통 현상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면서 의사소통의 역동성을 강조한다(이주섭, 2012). 관계 적 측면에 대한 화법 교육은 정의적 특성에 주목하는데, 여러 학자들의 견해1)에서 알 수 있듯이 정의적 영역에는 태도, 가치, 신념, 자아 효능감과 같은 내용들이 포함된다 (김용래 외, 2005). 관계적 측면에 관한 화법에서는 의사소통에 참여함에 있어서 전략 적, 기능적인 것들을 배우고 익히는 인지적 측면뿐 아니라 참여자 간의 입장에 대한 고려와 배려, 존중과 같은 정의적인 측면까지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함을 강조한다. 화법 교육에서는 이와 같이 담화 유형에 대한 지식이나 기능을 아는 것과 더불어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관계 지향적 말하기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이 지속적으 로 논의되고 있다. 특히 정의적 영역에 있어서 자신의 감정이나 느낌을 인지하고 상 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생활 속에서의 바람직한 화법을 구사함에 있어 필요한 ‘공감’이 ‘공감적 듣기, 공감적 경청하기’의 방식으로 그 필요성이 대두되 고 있다. 하지만 화법에서 공감에 대해 다룬 연구는 주로 공감적 듣기, 공감 화법의 형식으로 이루어졌으며, 공감이라는 것이 사적 영역의 대화에 한정되어 있고, 말하기 1) Anderson(1971)은 ‘태도, 가치, 선호, 학업적 자기 존중, 귀인, 불안’ 등 7가지를, Worthen et al.(1999)은 ‘태도와 흥미’ 두 가지를, Mcmillan(1997)은 ‘태도, 가치, 동기, 학업적 자기 존중, 사회적 관계, Krathwohl, Bloom, Masia가 제시한 정의적 학습 목표 분류’ 등 6가지를 강승호 외(1999)는 ‘태도, 흥미, 가치, 학업적 자아 개념, 귀인, 불안, 학습 동기, 인성, 행동 발달’ 9가지를 들고 있다(이도영, 2000b: 61 재인용) 7 의 방식이나 구체적 교육 내용보다는 태도 부분에 치우쳐 있다. 설득 화법과 관련된 여러 연구들을 살펴보면 설득 화법이 지나치게 인지적 요인, 기능, 전략에 치우쳐 있으며 의사소통에서 전제되어야 할 공감이라는 부분이 잘 다루 어지고 있지 않다. 그러다 보니 감성적 설득, 설득의 태도와 같이 정의적 영역과 관련 된 설득 화법 연구는 많지 않으며 사회 문화적 관점을 반영하여 거시적·통합적으로 설득 화법을 다루는 연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설득 화법은 목적 지향적인 소통 행위로 소통의 과정에 있어 고려되어야 할 다양한 요소들이 존재하고 있으나 기존의 설득 화법 교육에서는 설득의 과정보다는 설득 결 과에 중점을 두고, 청자를 고려하기보다는 화자 지향적인 말하기 전략에 치중된 교육 이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설득은 설득하는 화자뿐 아니라 설득을 당하는 청자의 의 식 변화나 태도 변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하기 때문에 보다 면밀하게 설득의 과 정에 대해서 살펴야 하고 설득이 미치는 확산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즉 설득은 공동의 장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참여 주체들은 ‘호혜적’, ‘공감적’, ‘참여적’, ‘관계 지향적’인 설득의 특징을 고려해야 한다. 한편 설득 화법 교육에서 관계성을 논의함에 있어서 ‘역량’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2015 개정 국어과 교육 과정에서는 ‘역량’이라는 관점이 대두되면서 일상생활이나 직 업적 능력에 한정되지 않고 삶의 총체적 수행과 관련된 역량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 이 강조되고 있다. 학교가 아니면 결코 배우고 익힐 수 없는 내용, 학교에서 의도적 조직적으로 가르칠 수 있으며 이를 학습자의 삶 전체로 확산할 수 있는 내용, 학생 개개인의 역량과 제도적 환경 안에서 달성할 수 있는 내용을 선별 조직하는 실제적인 교육 과정이 현대 사회에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의 ‘역량’이라는 것도 결국 의 미 있는 삶을 스스로 개척하여 공동체 안에서 가치로운 삶을 함께 영위해 나갈 수 있 도록 도움을 주는 것으로 그 안에 타인 혹은 사회와의 ‘공감’과 올바른 ‘소통’에 대한 교육을 함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사회 중심적, 맥락적 관점에서 공감을 바라 보는 관계 공감(relational empathy)의 측면에서 화법을 재조명해 볼 수 있다(O’Hara, 1997).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설득과 공감은 화법 교육에서 화행적 측면, 관계적 측 면에 있어 중요한 교육 내용으로 연계되어 제시되고 있으나, 특정 담화 유형에만 한 정해서 제시되어 있고, 설득의 경쟁적·논쟁적 측면, 공감의 감정적인 측면만이 부각되 어 개별적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이에 본고에서는 상호 교섭적 화법, 공감적 화법의 관점에서 연구되고 있는 관계 지향적 화법을 중심으로,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 경청, 자기 성찰,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인정의 태도, 개방적 태도를 강 조하면서 그동안 경쟁적, 논쟁적, 이성적 전략의 측면에서 주로 다루어졌던 설득 화법 의 교육 내용을 통합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8 C. 연구 내용 및 방법 1. 연구 내용 본 연구는 교육과정 분석, 설득 화법에 대한 전문가 및 학습자의 인식 조사, 학습자 의 설득 담화 분석을 토대로 설득 화법 교육 내용 및 교육 방법을 제시하였으며, 이 에 대한 적용 및 효과 검증으로 이루어졌다. 현재 설득 화법 교육의 내용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설득 화법에 대한 학습자의 인 식 조사를 통해 학습자들이 설득 화법의 교육 목적, 교육 내용 중요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을 조사하여 분석하였다. 또한 전문가 인식 조사를 통해 설득 화법 교육의 문제점을 보다 다층적으로 분석하였다. 그리고 공감을 기반으로 한 설득 화법의 특징 을 바탕으로 중학교 학습자들의 설득 화법 담화를 분석해 문제가 되는 점이 무엇인지 에 대해서 분석하였다. 이러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설득 화법 교육 내용을 범주화 하 고 필요한 교육 내용을 추출하였다. 공감의 개념과 원리가 적용될 수 있도록 설득 화 법 교육 내용을 제시하면서 현재 설득 화법 교육에서 적극적으로 다루어지고 있지 않 은 관계적 측면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 내용을 제시하고 이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Ⅱ장에서는 설득과 공감 이론을 바탕으로 공감을 기반으로 한 설득 화법의 개념과 특징을 정립하고 교육의 고려 사항과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먼저 A절에서는 수사학적 관점, 커뮤니케이션 관점, 사회 문화적 관점에서의 설득 화법 이론이 어떻게 변모되어 왔는지를 고찰하며 현대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설득 화법을 재개념화 하고 지향점을 제시하였다. 또한 설득 화법 교육 내용의 실태를 바탕으로 설득 화법 교육의 특징을 살피고, 교육 내용을 새롭게 범주화 하였다. B절에서는 공감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살 피면서 인지적, 정의적 관점을 포괄하는 통합적 관점에서 공감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공감을 측정하는 다양한 지표를 분석하여 공감의 구성 요소를 제시하였다. 또한 공감 화법의 이론을 살피면서 화법 교육에서 공감이 어떻게 자리매김 하고 있는지를 알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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