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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스(1983)의 공감 관련 통합 모델은 공감이 일어나는 선행 조건과 과정, 결과 를 순차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모형에서 선행조건은 공감 대상자의 생물학적 특성, 개인차, 학습 차이와 같은 성격 변인, 공감자와 대상자 간의 유사성과 같은 상황 변인 으로 구성된다. 과정은 인지적, 비인지적, 고급인지(상징적 연합, 고도화된 인지망, 역 할 놀이)이고, 개인 내적 결과는 정서적 결과(공감적 관심, 분노, 개인의 고통 등)와 비 정서적 결과(정서적 결과에, 대인 지각의 정확성, 귀인 판단은 비정서적 요인)로 나누 어진다. 대인관계적 결과는 도움 행동, 공격성, 사회적 행동을 포함한다(박성희, 2004). 이를 설득 화법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대입시켜 보면, 설득 화법을 수행함에 있어 설득 주체와 설득의 상황맥락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선행 조건이 될 수 있다. 즉 화자와 청 자 간의 관계가 어떠한지, 사적인 상황인지 공적인 상황인지, 협력적 상황인지 경쟁적 상황인지가 선행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후 설득의 과정에 있어서 비인지(非認 知), 단순인지(單純認知), 고급인지(高級認知)를 거치게 되는데, 비인지는 형식적이거나 자동적인 반응으로 화자의 말에 의례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대답을 하거나 하는 반 응을 의미한다. 단순인지는 청자가 화자의 설득을 듣고, 특정한 사건이나 인물을 떠올 리는 것이다. 그리고 고급인지는 보다 설득의 내용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하고, 상대 방의 입장이나 처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설득에 의해서 특정 대상이나 상황을 명확하게 인지할 수도 있고, 상대와 유사한 감정을 느낄 수도 있으며, 정서적으로 상대의 고통이나 처지에 관심을 가지고 반응할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이타적이고 친사회적 행동까지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고려해 보아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대인관계 결과들인데, 공감을 했다고 해서 그 행동의 결 과가 꼭 이타적이거나, 친사회적이라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가령 전쟁이나 폭력 행 동에 대해 정당성을 느끼면서 이에 공감했을 경우,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상황에 대해 감정적으로 반응하여 공감했을 경우의 문제들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말하는 공감은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상황을 전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친사회적 행동 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데, 그 사회나 문화의 관습을 중 55 시하는 것인지, 선행을 베푸는 것인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공 감이라는 것은 긍정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그 안에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기대하 는 도덕성, 윤리성, 사회성과 같은 것들을 전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제시한 공감의 다양한 관점을 반영하여 본고에서는 공감의 개념을 상호교섭적 의사소통의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개념화하도록 한다. 공감은 상대의 내면을 관찰하고, 상대의 입장에 대해 생각하면서 타인의 관점을 인지적으 로 이해하고, 타인의 정서적 반응이나 상태를 살피며 자아와 타인의 감정에 대해 공유하면서 상호간 소통을 통해 의미를 형성해 가는 과정이다.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공감의 구성 요소를 살펴보고 공감을 기반으로 한 소통 교 육을 개념화 하도록 하겠다. 나. 공감의 구성 요소 앞서 공감을 인지와 정의의 측면에서, 그리고 이 둘을 통합하는 제3의 관점에서 살 펴봄으로써 공감 개념을 확장하여 살펴보았다. 공감의 개념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공 감의 구성 요소를 살피는 것이 필요함에 따라, 구성하는 요소를 크게 인지적, 정의적 요소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각각의 요소를 살펴보기 위하여 공감을 측정하는 도 구를 분석하였다. 공감의 인지적 차원을 측정하는 도구는 타당도와 신뢰도가 널리 입증된 대표적 척 도로 최선하(1986)에 의해 번안된 호간(Hogan, 1969)의 공감척도가 대표적이다. 공감 의 정서적 차원에 대한 측정 도구는 메르비안과 엡스테인(Mehrabian & Epstein, 1972)의 정서공감측정 질문지(The Questionnaire Measure of Emotional Empathy)가 대표적인데, 이것은 정서와 관련된 공감의 세부적인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정서 감 염에 대한 민감성, 낯선 타인에 대한 느낌의 인식, 극단적 정서 반응, 타인의 긍정적 정서 경험에 감동하는 경향성, 타인의 부정적 정서에 감동하는 경향성, 동정적 경향 성, 곤경에 처한 타인과 접촉하려는 의지’가 그 내용이다. 공감의 다각적 요소를 측정 하기 위한 도구로는 데이비스(1983)의 대인간 반응 척도(Interpersonal Reactivity Scale) 27)가 대표적이다. 27) 이는 하위 척도 가운데 ‘상상’ 척도가 과연 순수한 공감을 측정하는지 불분명하고, ‘개인 고통’ 척도를 공감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존재하지만 국내 연구에서 많이 활용된다(박은혜·김혜리·조경자·구 재선, 2009). 56 ㉠ 인지적 요소 인지적 관점에서의 공감의 구성 요소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인지적 관점이란 지각, 기억, 문제 해결 등의 정신 과정이 작동하는 방식과 이들이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방 식에 설명의 초점을 맞추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미드(1934)의 관점이 있는데, 그 는 사회적 상호 작용을 촉진시키는 주요 요소로 공감을 제시하면서 인지적 관점에서 ‘타인의 역할 수행(role-taking)’을 통한 사회적 공감(social empathy) 획득이 중요하다 고 주장하였다. 타인의 역할 수행은 타인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타인의 태도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으로 자기중심적(egocentric) 사고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지각적 경험이나 활동을 추론하고(Flavell, Botkin, Fry, Wright & Jarvis, 1968; 박성희, 2004), 타인 지향적 차원(Feshbach, 1978)에서의 ‘관점 취하기(perspective taking)’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셀만(Selman, 1975)의 ‘반성적(reflective) 공감’의 개념과 유사한데, 반성적 공감이란 상대방의 평가를 추론하고 그 소망, 기대, 내면의 동기 등 심층적 심 리 체계를 이해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공감의 인지적 관점에서 나오는 주요 개념은 관점 취하기와 역할 수용이다. 관점 취 하기는 자신의 관점에서 벗어나 타인의 관점을 취하는 것으로 상대방의 경험이나 활동 을 추론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역할 수용(role taking)은 페쉬바흐(Feshbach, 1975) 와 로저스(1957)가 주장한 것으로, 타인의 역할을 취해보는 것으로 타인의 행동에서 역 할과 개인적 특성을 분리하여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이수원·이혜경, 1991). 이 과정 에서 타인의 상태를 식별하고 가려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데 이때 언어적 내용, 상 황 단서, 비언어 단서가 활용된다. 인지적 관점에서의 공감의 구성 요소의 특징을 살펴보기 위해서 데이비스(1983)의 대인관계 반응지수(interpersonal relation index)에서 인지적 공감 요소에 해당하는 ‘관점 취하기 척도’ 문항28)을 바탕으로 해당하는 내용 요소를 추출하였다. 그 결과 인 지적 관점에서 공감의 핵심은 ‘입장과 관점’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감정이나 느낌과는 별개로, 다소 객관적으로 그 사람의 입장에서 어떤 사안을 생각해 보는 방식으로 수용적 시각을 갖는 것이다. 즉, 공감의 인지적 요소는 ‘언어적 표현, 상황 맥락, 비언어에 대한 관찰과 분석’을 바탕으로 ‘상대의 입장에서 관점을 취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8)때로는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는 것이 어렵다고 느낀다.(3번), 결정을 내리기 전에 모든 사람 들이 의견 차이를 보려고 노력한다.(8번), 때로는 사물의 모습을 상상해 친구들을 더 잘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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