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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본능적인 공감으로 이는 빠르게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고, 둘째는 공감적 반응으로 다른 사람의 정서적 경험을 인식하는 능력이다. 이후 스펜서(Spencer, 1870)는 본능적이거나 지적, 인지적이거나 감성적과 같이 본능을 구 52 분하는 것과는 달리 공감을 지적이면서 합리적 감정 반응으로 보았다. 이는 공감을 다른 사람과의 감정 공유가 아닌 이해, 즉 인지적인 측면에서 이해하는 삐아제 (Piaget, 1932)와 미드(Mead, 1934)의 견해와 그 맥을 같이 하는데, 이들은 공감을 일 종의 인지적 본성에서 나오는 능력으로 인식하면서 ‘다른 사람의 감정 상태를 이해하 는 능력’으로 정의하였다. 특히 삐아제는 아이들이 자라면서 탈중심화를 겪게 되는 과 정에서 자신과 다른 사람의 차이를 인식하고 그의 입장에 공감하면서 성숙해진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이론적 연구들을 기반으로 이후 공감에 대한 실험적 연구들은 대 인관계의 등급을 매기고, 스스로 그 등급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측정되었다. 1980년 이후 공감을 태도의 관점에서 다루기 시작했는데, 맥도웰(McDougall, 1997) 은 감정을 어떻게 공유하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생물학적인 영향으로 인한 즉 각적인 반응, 다른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감정을 인식하는 것이 공감이라고 보았다. 이 와 같이 초기에는 감정이 공유되는 매커니즘에 집중하며 공감의 유형이나 개념에 대 해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그 과정에서 공감은 동정과 통용되기도 하고 구분되 기도 하는데 나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동정이면 공감은 상대로부터 유발되는 것(Howe, 2012)으로 이들을 구별할 수 있다. 즉 동정은 내가 상대의 감정이나 상태와 일치하진 않지만 상대의 감정적 상태나 조건에서 보이는 감정적 반응을 인지하는 것이라면 공감 은 타인의 감정에 공명하여 일어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후 상담심리학 분야에서 공감에 대한 연구와 실행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특히 사람 중심의 접근법(person-centered approach)을 강조한 로저스(Rogers)의 연구가 대 표적이다. 그는 공감을 ‘다른 사람의 내적 기준 틀(frame of reference), 거기와 관련된 감정적 요소와 의미를 마치 자신이 그 사람인 것처럼 정확하게 지각하는 것으로 마치 자신이 상처받거나 즐거운 것처럼 가정하는 것(Rogers, 1957; 오제은, 2007)’으로 정의 하였다. 정신분석학 분야에서는 코헛(Kohut, 1959)이 공감을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 할 수 있게 하는 과정’으로 보면서 그 목적은 ‘다른 사람의 경험이 마치 우리 자신의 것처럼 내적 경험을 재생하여 심리학적 정보를 획득하기 위함’으로 보았다(Kohut, 1959; 박성희, 2004), 이후 코헛은 공감을 ‘다른 사람의 내적 삶 속에서 자신을 놓고 그 속에서 생각하고 느끼는 능력’으로 그 정의를 수정하기도 하였다. 코헛의 공감에 대한 정의는 치료자의 입장에서 목적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이는 공감을 인간주의 적, 실용주의적 입장에서 본 것이다. 이후 공감에 대한 연구는 사회심리학(Mead, 1934; Hoffman, 1982, Feshbach & Roe, 1968) 분야로 이어졌는데, 주로 공감 능력을 측정하는 관련 도구들을 개발하고 이를 검증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상담 분야에서 는 로저스의 인간 중심 상담에 기반한 청담자 중심의 ‘공감적 이해’의 기능과 효과에 대 한 검증 연구(Krumboltz, 1966; Bergin, 1971; Lambert & Dejulio, 1978)가 활발하게 이 루어지면서 공감 연구는 사회심리학, 발달심리학 영역에서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박성희, 2004). 53 하지만 공감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고 그 범위도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에 분야 나 입장에 따라서 다양한 방식으로 정의되고 있다. 앞서 설득을 인지적·정의적 측면에 서 나누어 살핀 바와 같이, 공감 또한 두 측면에서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지적 관점에서의 공감은 타인의 관점을 인지적으로 이해하는 것으로, 그 기저에 자신과 타인에 대한 바람이나 의도와 같은 마음 상태를 나타내는 마음이론(Theory of Mind)이 있다(Shamay-Tsoory, 2009). 마음이론은 자기인식, 초보적 마음이론, 완전한 마음이론, 확장된 마음이론으로 구분되는데, 공감은 마지막 단계에 해당한다. 인지적 으로 ‘공감’을 보는 관점은 공감이 의사소통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보면서 주체의 자발성, 능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즉, 주체가 단순히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닌, 스스로 지각하는 형태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지적 관점에서의 공감 은 필수적으로 감정적인 변화를 경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Davis, 1983; Hoffman, 1983). 인지적 관점에서는 공감을 정의내림에 있어 ‘상대의 입장에서 보기, 조율하기 위해 시도하기, 상대의 내면 관찰하기’와 같은 행위를 나타내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 다. 화법과 관련해서 생각해 보면 토론에서와 같이 화자와 청자 간의 의견 대립이 있 을 경우 상대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 협상이나 토의에서 의견을 조율하기 위 해 내적으로 여러 가지를 생각하는 것, 화법을 수행함에 있어서 상대의 반응이나 심 리적인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렇듯 초기 공감에 대한 연구는 타 인의 ‘관점 수용’과 같은 인지적 측면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었는데, 이러한 연구들 은 상담자의 경청, 반영 기술과 같은 공감적 대화 기능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정의적 측면에서 ‘공감’을 보는 관점(Coutu, 1951, Astin, 1967; Barnett, 1987; Eisenberg & Miller, 1987)은 공감을 ‘정서적인 반응’으로 보면서 자신을 다른 사람의 생각, 느낌, 행동으로 전이 시키는 능력, 내적 체험을 경험하는 것, 내면적으로 관찰하 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공감을 정의내림에 있어 ‘감성적’인 부분, 타인의 느낌 을 직접 경험하고, 느끼고 난 이후의 개인의 주관적인 상태, 수동적인 반응이나 결과 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경우 ‘정서적 반응, 상대방과 부합하는 정서적 상태, 타인 지 향적 느낌, 도덕적 관점을 취하는 능력, 내적 체험’과 같은 용어가 사용된다. 이처럼 본질적인 감정 현상으로 공감을 정의하는 것은 상대방의 감정을 공유하는 경험 (Eisenberg and Strayer, 1987), 상대의 반응에 대한 감정적인 상태를 공유하는 경험 하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정서 지향적인 현상으로서 공감을 파악하 는 관점에서는 공감은 판단하고 지각하는 것보다는 먼저 체험하고 느끼는 것이며, 인 지적 요소나 의사소통의 기술이 아니라 가장 밑바탕에 존재하는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정서적 요소라는 입장(정명선, 2012)이다. 즉 정의적 관점에서의 공감은 ‘감정의 공유’ 를 포함하는 것으로 자기의 마음을 상대의 마음과 일치시켜 타인의 마음 상태를 아는 것이다. 54 최근에는 이 둘을 포함하여 공감을 다차원적으로 보는 관점(Davis, 1983; Hoffman, 1983)이 있는데, 이런 통합적 관점에서는 인지적 측면과 정의적 측면을 통합적으로 고 려하면서 다차원적으로 공감을 파악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데이비스(Davis, 1983) 의 공감 관련 통합 모델(Model of Empathy)이다. 데이비스는 공감의 하위 구성 요소 를 관점 취하기, 상상하기, 공감적 관심, 개인적 고통으로 제시하면서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대인관계 반응성 지수(Interpersonal Reactive Index: IRI)를 개발하였다. 관점 취하기는 다른 사람의 심리적 관점이나 태도를 자발적으로 취하려는 경향이고 상상하 기는 허구적 인물의 느낌이나 행동으로 자신을 전위시키려는 경향, 공감적 관심은 타 자 지향적 동정을 느끼고 불행한 타인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경향, 개인적 고통은 다른 사람의 불행이나 고통을 보면 마음이 불편해지고 고통스러워지는 경향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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