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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교육과정 ‘화법과 작문’의 내용 중 담화 유형에서 제시하고 있는 교육 내용은 다음과 같은데 이 역시 공적 말하기에 있어서 개인 화자의 말하기 전략, 즉 인지적인 측면에 초점을 둔 것임을 알 수 있다. 토론 [반대 신문] : [12화작02-03] 상대측 입론과 반론의 논리적 타당성에 대해 반대 신문하며 토론한다. 협상 [상황 분석, 협상 전략] : [12화작02-04] 협상 절차에 따라 상황에 맞는 전략을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한다. 면접 [답변 전략] : [12화작02-05] 면접에서의 답변 전략을 이해하고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여 효과적으로 답변한다. 발표 [청자 고려] : [12화작02-06] 청자의 특성에 맞게 내용을 구성하여 발표한다. 연설 [설득 전략] : [12화작0-07] 화자의 공신력을 이해하고 적절한 설득 전략을 사 용하여 연설한다. 39 토론에 대한 성취 기준은 반대 신문 단계를 운영하며 토론의 수준을 심화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 토론자 간 생각의 교환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 논제에 대한 이해 가 심화되는 과정을 학생들이 경험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협상에서는 상황을 분석하 고 전략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면접에서는 효과적인 답변 방식 을 활용하여 요구에 적합한 내용을 구성하고 어법에 맞게 표현하면서 준언어·비언어 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발표에서는 청자를 고려해서 내용을 구성하 는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연설에서는 화자의 공신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에 관한 이해 와 효과적으로 연설하는 능력 신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학습자들이 이성적 감 성적 인성적 설득 전략 알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 다. 이와 같이 화법 교육이 화행적 측면에 초점을 두고 화자에게 ‘전략’을 가르치는 방식으로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방과의 상호 작용, 상대방에 대한 이해나 배려, 협력적인 측면과 관련된 교육의 지침보다는 개인 화자의 입장에서 담화 유형에 맞게 전략적으로 말하는 방식에 대한 교육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 담화 유형별 평가에 있어서도 객관성, 타당성, 신뢰성과 같이 지나치게 이성과 논리 적인 측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설득 화 법 교육의 실제(특히 토론 교육의 경우)에서도 찬반 대립, 승패만을 강조하는 경쟁적 대결로 치우치게 되었다. 토론 평가 기준21) 역시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말하기 전략에 대한 평가가 주를 이루게 되었다. 물론 토론은 경쟁적 말하기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객관적 근거를 가지고 타당하게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교육은 필요하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설득 화법을 가르침에 있어서 경쟁, 이성, 논리적 방식과 더불어 감정적 설 득, 배려와 존중과 같은 관계적 측면에 대한 교육이 균형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설득 화법과 관련된 교육 내용이 대부분 개인적인 능력 신장에 집중되어 있고 사회 적 인식이나 참여 의식, 공동체의 언어문화와 관련된 교육 내용은 10학년 이후부터 제시되어 있다. 다시 말해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는 설득과 관련해서 사회적 관점이 나 인식, 태도에 관한 교육을 제대로 받기 어려울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학습자들의 설득에 관련된 인식 조사에서도 이러한 결과가 반영되어 나타났다. ‘설 득적 말하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학습자22)들의 답변을 살펴보면, 상대의 태도를 변화 21) 대부분의 토론 대회에서 평가 기준으로 토론 주제의 적합성, 근거의 신뢰성, 상대 주장에 대한 비판 능력, 인용한 자료의 적절성과 신뢰성, 언어 예절, 어법에 맞는 표현, 객관적이며 정확한 정보 제시 등 을 제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2) 서울 지역 중학교 2학년 학습자 100명의 인식 조사 결과에 의한 것으로 Ⅲ장 A절에 나오는 인식 조 사의 대상과 동일하다. 설득적 말하기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순위를 보면 상대의 태 도를 변화시키거나 나의 의견과 통일 시키고, 동의하게 하는 것(48%),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 (27%), 자신의 의견을 상대방에게 설명, 이해, 주장, 증명하는 것(18.5%), 상대와 공감하거나 마음을 얻는 것(4.4%), 협력을 위한 것(2.1%)으로 나타났다. 설득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유창한 말솜씨(30.9%)>논리력과 근거(25%)와 같이 기능과 전략에 대한 내용을 중요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40 시키거나,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설득 능력을 인식하는 경향이 높았 다. 교육과정에서 중요하게 제시한 바와 같이 학습자들은 설득적으로 말하는 능력에 있어서 화행 목적을 고려한 논리적 사고, 근거, 유창한 말솜씨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으며 상대적으로 관계적 측면에 대한 배려, 공감, 감정과 같은 것들은 중요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는 학생들이 그동안 ‘설득적으로 말하는 능력’을 개인의 말하기 기술, 상대와의 논쟁이나 갈등에서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해 왔기 때문이 라고 볼 수 있다. 교육과정에서 설득 화법과 관련된 교육 내용이 대부분 인지적 사고 와 관련된 부분에 치중되어 있고, 구체적 담화 유형인 토론의 경우 이기고 지는 경쟁 의 측면에서만 교육되다 보니 학습자들은 설득 화법과 관련된 교육 내용을 유창한 말 솜씨 기르기, 논리력과 비판력을 길러 상대를 이기기 등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 는 그동안 설득 화법 교육이 설득의 전략을 세우고 유창하게 말하기와 같은 기능적 측면의 말하기, 개인의 말하기 표현 능력에 치중해왔기 때문에 설득의 사회적 파급력, 설득 화법의 사회적 가치 등이 교육에서 잘 고려되지 않은 결과이다. 정리하자면, 교육과정에서 설득 화법에 관한 문제는 기능과 전략 중심으로 논리적· 이성적 판단, 화행 목적성을 강조하는 인지적 측면에 대한 교육 내용이 편향되게 제 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설득 화법에서 고려되어야 할 관계적인 측면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제시되지 않았다. 상대에 대한 배려, 언어 예절과 같은 부분은 대 화와 같은 사적 말하기에 있어서만 필요한 태도로 제시되고 있기 때문에 관계적 측면 을 보완한 통합적인 교육 내용의 개발과 적용이 필요하다. 나. 설득 화법 교육 내용 재구성 방향 설득 화법 교육에 있어서 화행적 측면에 대한 교육과 더불어 관계적 측면에 대한 교육 내용의 구체화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상위 개념으로서 교육 내용의 범주화 가 필요하다. 본고에서는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 준하여 교육 내용을 검토하고 탐색하는 바, 교육 내용 범주화에 있어 2015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취한 방식을 활용 하고자 한다. 역량이 중요한 교육의 핵심 요소로 간주되면서 2015 국어과 교육과정이 역량을 중심으로 새롭게 개발됨에 따라, 국어교육에서는 핵심 역량에 대한 다각적인 논의(이인제, 2009; 한철우·임택균, 2010)와 전문가 델파이 조사를 바탕으로 국어과 핵 심 역량을 추출하여 교육과정에 반영하였다. 본고에서는 교육 내용 범주화의 방안으로서 역량을 토대로 조직하는 2015 개정 교 육과정의 방식을 수용하되, 화법 교육의 특수성과 설득 화법 교육의 구체성을 고려하 여 문헌 연구의 검토 내용과 전문가 및 학습자 인식을 바탕으로 교육 내용을 새롭게 범주화하고자 한다. 41 (1) 교육 내용 범주화의 필요성과 사례 검토 ① 교육 내용 범주화의 필요성 기존 국어 교과는 한국인의 삶이 배어 있는 국어를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창의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을 기르며, 미래 지향적 의식과 건전한 국민 정서를 함양하 고 국어 발전과 국어 문화 창달에 이바지 하는 교과로서의 역할을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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