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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문헌상에서는『화왕계』에 “그대의 우언은 진실로 깊은 뜻이 있으니 기록하여 왕의 훈계로 삼고자 한 다.”라고 우언의 용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주재우, 2007). 25 와 역설을 통한 깨달음이 있는데 이들은 이성적 방법과 정서적 방법을 아우를 수 있는 방법으로 우리의 설득 문화에 일정 부분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한국의 설득 화법이 이성적, 논리적 측면을 간과한 것은 아니다. 과 에 나타난 설득의 양상을 살펴보면 정서적 설득뿐 아니라 논리 적 설득의 양상도 다분히 드러남을 알 수 있다(김현주, 2015). 그럼에도 기본적으로 한 국의 설득 화법은 상대방이 화제에 대해 동참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심리적 원근 거리 를 줄이는 설득 방법을 사용하면서 본질적으로는 상대에 대한 배려와 공감을 내포하고 있다. 언어편에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말하지 아니함만 못하느리라.’ 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의 전통적 말하기 문화는 인격 수양의 한 방법으로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말하기와 듣기,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말하기와 같은 관계적 말하기 를 중시하였다. 이 같은 말하기 태도는 우리의 화법에 있어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화에 참여하기보다는 실수하지 않는 말하기, 거짓 없는 말하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자칫 소극적으로 말을 하는 태도, 침묵을 미덕으로 여기게 되는 관행 등 부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예컨대, 현대 사회에서 빈번하게 접할 수 있는 토론과 논쟁, 협상에서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동적 태도가 필요한데, 이러한 침묵의 미덕,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말 하기는 부정적 양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한국 사회의 토론은 주로 글로 자신의 주장을 폈다는 점14)에서 서양과는 다른 방향으로 형성되었는데 사회 쟁점이 되는 논제를 논할 때 지나치게 예의를 갖추어 토 론을 하다 보니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여 고치기보다는 어질게 받아주는 ‘인(仁)’과 스 스로 고치기를 기다리는 ‘인(忍)’을 강조하면서 토론 문화가 약해지고 사라지는 부작 용을 낳았다는 해석도 있다(이창덕, 2013b). 그렇기 때문에 동양의 말하기 문화에서 취할 부분은 취하되, 현대 사회에서 적용시킬 때에는 상황, 맥락을 고려하여 적절하게 변형시켜 활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동양의 문화적 특성에 기인한 관계적 말하기는 서양에서도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13) 은 1795∼1805년 사이에 혜경궁 홍씨가 지은 작품이며 사건을 논구하고 원인과 배경을 분석 하여 논변하고 자신과 관련된 사람들을 변론하여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호소하고 설득하고자 하기 때 문에 문체적 측면과 논리 구성적 측면도 함께 가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였다. 은 창작 연대가 명확하지는 않으나 18세기 정도로 추측되는 국문 장편 가문소설로 사물의 이치를 객관적으로 논구하고 상황에 대한 다각적이고 미시적 분석을 통해 논리 구조를 강화하여 상대를 철저히 이성적으 로 설득하는 화법을 구사하고 있다(김현주, 2015에서 재인용). 14) 설득 화법의 한 유형인 한국의 토론 문화를 유가적 맥락에서 본다면 한국은 역사적으로 종교와 학문 에서 교선(敎禪)논쟁, 돈점(頓漸)논쟁, 유불(儒佛)논쟁, 태극(太極)논쟁, 사단칠정(四端七情)논쟁, 서학 (西學)논쟁과 같은 중요한 논제들에 대한 활발한 쟁론이 이루어졌다(한국철학사상연구회, 1995). 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신중하고 깊이 있는 논쟁이 가능한 반면 즉석에서 상대방에게 질문하고 상대의 주 장을 조목조목 따져 반박하고 청중의 공감을 얻어가는 과정이 없고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강화하 는 글 중심의 쟁론문화가 발달했기 때문에 청중이나 배심원들에게 의한 객관적 평가가 이루어질 수 없었다(이창덕, 2013b). 26 있다(이시이, 2006; 고든, 2007). 이들은 20세기 이후 서구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는 공동체 의식, 조화와 화해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설득 중심의 서구의 수사학으로 인해 생겨난 개인주의, 독립성, 경쟁심 등에 관한 문화적 가치들에 대한 문제점을 비판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진실한 언어 사용, 상대 존중 및 배려를 중 시한 동양의 의사소통 방식은 청자와의 관계 중심, 조화와 중용에 비중을 두고 있으 며 현재 우리의 설득 역시 이러한 동양적 커뮤니케이션의 배경에 영향을 받으며 발달 해 왔다고 볼 수 있다. 나. 설득 화법의 재개념화 (1) 설득 화법의 개념 재정립 현대 교육의 장에서 설득 화법을 명명함에 있어 ‘설득 화법, 설득 커뮤니케이션, 설 득 스피치, 설득 담화’ 등의 용어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각각에서 논의하 고 있는 ‘설득’에 대한 개념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범위와 심급의 정도에 있어 차이를 보이는데 그동안의 설득에 관련된 학자들의 논의를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브렘백 과 하우웰(Brembeck & Howell, 1976)은 설득의 목적을 ‘선택’으로, 라슨(Larson, 1986)은 전달자와 수용자 간의 ‘동일한 상태를 공동으로 창조하는 과정’으로 보았다. 박경현(2003)은 화자가 자신의 생각을 납득하여 동의 하도록 하여 이를 ‘행동’으로 옮 기는 것을 최종의 목표로 보았으며 임동욱(2003)은 심리적 동의를 얻어 특정 행동을 일으키도록 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김재휘(2013)는 피설득자에게 ‘공감’을 이끌어 내는 ‘과정’으로 내재적 태도, 신념부터 행동 변화까지 그 목적을 광범위하게 보았으며, 차 배근 외(1992)는 ‘태도나 행동의 변용’을, 이창덕 외(2006)는 ‘신념, 태도, 행동’의 변화 를, 임태섭(2007)은 화자의 주장을 믿도록 하는 것, 박재현(2011a)은 ‘효과, 의견, 태도 행동의 변용’을 그 목적으로 제시하였다. 이와 같이 설득은 그 자체로 정의되기도 하 지만 대부분 설득 의사소통과 관련하여 정의되고 있으며 의도적 행위15)로 설득 활동 을 제한하면서 타인에 대한 반응에 영향을 준다는 의도성(intention)을 강조하고 있으 며 설득의 결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설득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의도된 목적이나 목표가 존재해야 하고, 청자를 이러한 목적이나 목표에 맞도록 변화(변용)시켜야 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며, 언어적 의사소통의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 설득은 화자의 의도를 이루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면서도 결과이기도 한데, 결과의 핵심은 ‘반응의 변화, 행위의 변화, 믿음, 태도나 행동의 변화’에서와 같이 바로 변화이 다. 즉 설득은 ‘의도성을 지닌 화자가 청자의 태도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일련의 과정 15) 설득이 ‘의도적 행위’라는 특징에 대해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설득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많 은 활동들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우연한 반응으로 나타난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Miller, 1980: 4). 27 이다. 여기서의 태도는 개인의 내적 신념, 가치관, 행동의 변화까지도 포함하는 매우 광범위한 것이다. 하지만 화법 교육에서의 설득은 조금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교육의 장에서의 설득 화법은 학습자인 화자와 청자를 다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일방 향적 말하기가 아닌 쌍방향 말하기이며 화자와 청자의 관계적인 측면까지도 고려되어 야 한다. 때문에 화법 교육에서의 설득에는 ‘청자의 능동성’, ‘화자와 청자와의 관계성’, ‘화자와 청자 간의 상호 작용’이 고려되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정서적, 윤리적 배려도 필요하다. 아울러 화법 교육에 있어서 설득의 주체와 설득의 객체는 개인과 개인, 개 인과 공동체, 공동체와 공동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공동체’의 개념도 전제되어야 한 다. 일반적 설득과 설득 화법 교육의 맥락에서의 설득의 차이점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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